푸른 하늘의 카뮈 (青い空のカミュ) 리뷰

2019. 5. 25. 00:08미연시/미연시 리뷰

푸른 하늘의 카뮈 (青い空のカミュ) 리뷰

뭐랄까 다하고 난 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해하기 상당히 난해한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상적인 대화는 빠르게 넘어가도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별 지장을 주지 않는 일반적인 미연시와는 다르게

 

대화 하나하나에 정보량이 많다는 느낌이라 스토리 분량에 비해 클리어하는데 시간이 걸러버렸네요

 

아 물론 제가 공포물을 워낙 질색하는지라 작품 분위기때문에 플레이가 느려진 것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신작 미연시를 살펴보다 그림체를 보고 흥미가 생겨 스토리를 읽어봤고

 

CG와 스토리에 미스터리같은 분위기가 있기에 시작했는데 예상보다 많이 어두웠습니다

 

내용도 많이 철학적이기에 내가 이걸 제대로 리뷰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했네요......

 

이 작품은 정말 초반에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사건이 시작됩니다

 

두 소녀, 코미타니 린과 미마사카 호타루의 하교 장면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전철을 타고 집에 가던 중 두 소녀가 잠시 잠든 사이 호타루의 집이 있는 종점까지 가버리는데요

 

주위에 사람이 없는것에 의아해하던 중 갑자기 괴물이 두 사람을 습격하기 시작합니다

 

괴물을 피해 호타루의 집으로 향하던 두 소녀는 연달아 이상한 현상을 겪게 되고

 

서서히 괴물의 정체를 밝혀내고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는 데 성공하며 마무리되는데요

 

다만 돌아가기까지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괴물의 정체 그리고 사건의 원인까지

 

상당히 복잡했으며 미연시라기보단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작품의 제목에 들어있는 카뮈(カミュ) 동명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에서 가져온 듯한데요

 

카뮈의 문학 철학 중 하나인 부조리를 이 작품에 나타낸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린과 호타루는 아무런 전조도 없이 사건에 휘말렸으며

 

나중에 밝혀지는 이유 또한 우연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습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세계의 입장에선 인간은 개미와 같은 수준밖에 안되며

 

인간이 개미를 신경 쓰지 않듯 세계도 인간을 신경쓰지 않으며 인간은 세계에 휘둘릴 뿐이라는 말에서

 

어떻게 보면 린과 호타루는 정말 우연히 말려들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실제로 린은 그녀의 사촌인 사토시가 우연히 이 마을에 측량을 위해 찾아왔기에 사건에 휘말렸고

 

호타루는 이 마을에 태어났기 때문에 휘말렸기에 우연히라고 밖에 할 말이 없었네요

 

또한 작중 마을의 사건이 일어난 원인은 인간의 욕심 때문이라고 했는데요

 

행운을 불러오는 자시키와라시가 있기에 마을이 번성하다고 믿은 사람들은

 

대대로 자시키와라시를 범해 아이를 만드는 방법으로 자시키와라시를 계속 존재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자시키와라시가 계속 존재하는 것으로 마을에 오류가 축적되었고

 

결국 이 오류가 터져버린 게 바로 작중에서 일어난 사건의 원인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마을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행운을 부르는 존재를 잡아두려 했지만

 

행운이 무조건 행복에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은 것 같았네요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미연시라고 부르기엔 적합하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드 엔딩을 제외하면 주인공 두 명의 H신은 없으며 백합물이라고 하기에도 다르고

 

내용도 상당히 철학적이기에 가볍게 하기에는 부적절하기 때문입니다

 

미연시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의 준말인데 본 작품에서 연애가 없다는 점도 그렇고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 작품은 이 KAI라는 브랜드의 새로운 시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 브랜드에 대해 잘 몰라서 과거 발매 작품들을 살펴봤는데요

 

거두절미하고 작품을 공통점으로 요약하자면 변신+촉수+능욕이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이번 작품을 본다면 지금까지와 작품과는 상당히 이질적이며

 

지금까지의 노선에서 다른 노선으로 옮기는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살짝 난해한 작품이 나왔다고 해도 이해하지 못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이 작품은 시나리오 라이터와 원화가가 동일인물입니다

 

즉 한 인물이 CG도 그리고 시나리오도 썼다는 건데 이런 경우는 처음 보는지라 꽤 신기했네요

 

어쨌든 저는 이 리뷰에 푸른 하늘의 카뮈의 내용은 적절하게 담아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단순한 작품만 해와서 그런지 뇌가 그쪽으로 굳은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ㅋ

 

그래도 내용은 제외하고도 CG, BGM, 연출은 상황에 알맞게 나와 몰입할 수 있었고

 

오랜만에 시나리오가 말하자는 내용을 찾는데 고민하는 것도 즐거웠으니

 

플레이타임을 따지자면 충분히 할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